보험설계사 정착지원금 | 1200%룰과 10억 스카우트 뉴스까지


프로야구 선수처럼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팀을 옮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보험설계사 이야기입니다.

몇일 전 대형 GA가 생명보험사 단장급 영업관리자를 산하 조직과 함께 통째로 영입하면서 1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약속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요. 내용을 보니 일시금 2억5000만 원에 1~2차 연도 5억 원, 3~4차 연도 2억5000만 원을 나눠 지급하는 조건이더라구요.

보험업계에서 특급 보험설계사 영입에 저런 통큰 투자를 하는 경우는 관행상 종종 있어왔죠.

그러나 지금 저 뉴스가 더 눈에 들어오는 건 1200%룰 GA에 확대적용이라는 큰 제도 변화를 앞두고 있어서랍니다.

다른 글에서도 수치와 함께 소개할 예정이지만, 문제는 저런 형태의 영입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예요.

일반 직장인 시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정착지원금이 도대체 무얼까요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받는 지원금이 정착지원금입니다.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활비나 영업비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실제로 설계사가 이직하면 일정 기간 소득이 줄고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이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원 수준이었던 금액이 영입 경쟁의 핵심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점입니다.


왜 지금 과열되고 있을까요


배경에는 7월 시행되는 1200%룰이 있습니다.

1200%룰은 보험 판매 첫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모집수수료와 시책, 정착지원금을 합쳐 월납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내년 1월에는 첫해 수수료를 4년에 걸쳐 나눠 주는 분급제도 시작됩니다.

제도가 시행되면 지금처럼 고액 수수료로 설계사를 끌어오는 방식이 어려워집니다. 그러니 규제가 막히기 전에 우수 설계사를 미리 확보하자는 움직임이 업계 전반에 퍼진 겁니다.

실제로 7월을 앞두고 에이스급 설계사들을 둘러싼 영입 경쟁이 뜨거워졌습니다. 뺏기지 않으려는 쪽도, 데려오려는 쪽도 몇 달째 공을 들이는 상황이 업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편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문제는 영입 과정에서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크게 세 가지 방식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소위 ‘시책’이라는 인센티브에 관한 내용이라 일반인들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회차’는 ‘개월’로 바꿔서 읽으면 이해에 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니 한 번 읽어 보세요.

첫째, 13회차 시책 활용입니다. 판매 첫해 수수료 한도는 건드리지 않는 대신, 계약을 1년 넘게 유지하면 보험사가 주는 추가 인센티브인 13회차 시책을 끌어다 쓰는 방식입니다. 1200%룰의 허점을 파고드는 겁니다.

둘째, 25회차 시책 신설입니다. 일부 대형 GA는 3년차에 주는 25회차 시책을 새로 만들거나 늘려 달라고 보험사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올해 판매분에만 적용되는 조건을 앞세워 지금 이직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셋째, 정착지원금을 변칙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대부업 연계 대출, 위장 대여, 자동차 리스 제공 등 점점 음성화된 형태로 지원금이 오가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입니다.


편법 스카우트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이 문제가 단순히 GA들의 돈 싸움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거액의 정착지원금을 받고 이직한 설계사는 그만큼 빠르게 실적을 만들어야 하는 압박을 받습니다. 가장 빠른 방법은 신규 계약을 늘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기존 고객의 보험을 해지하고 새 보험으로 갈아타게 하는 부당승환계약의 유혹이 생깁니다.

설계사가 이직하면서 기존 고객 보험이 흔들리는 상황, 보험 소비자 입장에서는 피해를 받는 구조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판매수수료 제도안착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정착지원금이 과도하거나 부당승환 의심 계약이 많은 GA를 집중 감시하는 이유입니다. 7월에는 정착지원금을 과도하게 지급한 대형 GA 7곳의 현장검사 결과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1200%룰, 편법까지 막을 수 있을까요


1200%룰의 취지는 명확합니다. 과도한 수수료 경쟁을 줄이고 건전한 모집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13회차 시책, 25회차 시책, 음성화된 정착지원금까지 편법이 이미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제도 시행도 하기 전에 우회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1200%룰 시행과 함께 시책과 정착지원금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허점을 메우지 않으면 수단만 바뀌고 과열 경쟁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정착지원금 논란의 본질은 소비자 보호다


정착지원금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설계사의 이동을 지원하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문제는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됐을 때 그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입니다. 실적 압박을 받은 설계사가 기존 고객의 보험을 흔들고, 소비자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보험은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유지하는 장기 금융상품입니다.

내 담당 설계사가 이직을 고려 중이라는 신호가 느껴진다면, 지금 가입한 보험이 흔들리지 않는지 한번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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