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가입할 때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보험설계사가 이런 저런 상품설명서를 펼쳐놓고 설명을 하는 중간에 질문을 하나 던졌더니 갑자기 말이 막히거나 “확인해보겠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보험설계사는 잘 아시잖아요? 주변에 보험설계사 한 두명 없는 분이 없을 정도일 거니까요.
하지만 이런 현상 뒤에는 보험계약자들은 잘 모르지만 보험설계사와는 다른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아요.
바로 설계매니저라는 존재입니다.
설계매니저란 누구인가요
보험업계에는 설계매니저라는 직군이 있습니다. 보험회사에 소속되어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서 상품 설계를 지원하는 전문인력입니다.
GA 소속 보험설계사는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을 동시에 취급합니다. 보험회사마다 상품 구조, 담보 구성, 인수 기준이 다 다릅니다. 이걸 혼자 다 숙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설계매니저가 고객 조건에 맞는 제안서 초안을 만들어주면 보험설계사가 이를 바탕으로 재설계하고 고객과 상담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설계매니저의 도움을 받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지원 시스템이거든요.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업력이 쌓인 보험설계사들은 설계매니저 제안서를 참고하면서도 직접 담보를 검토하고 재설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상품 이해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처음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하는 분들이나 보험회사의 ‘N잡러 보험설계사’ 광고만 보고 뛰어드는 경우입니다. 상품 공부는 거의 없이 설계매니저 제안서에만 의존해 판매에 나서는 패턴이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설계매니저도 모든 고객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합니다. 또 설계매니저마다 선호하는 상품이나 설계 성향이 다르기도 합니다.
결국엔 현장에서 고객을 마주하는 보험설계사가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맞지 않는 보장 구성이 그대로 판매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담보가 잔뜩 붙은 보험, 정작 필요한 보장은 빠진 보험, 과도하게 높은 보험료. 이런 문제들이 생기는 구조적 원인 중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험계약자 입장에서 더 걱정되는 이유
보험설계사가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판매하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가입 당시에는 모르고 넘어갔다가 보험금을 청구하려 할 때 “이 담보는 해당이 안 된다”는 말을 듣는 상황이나 해지하려 했더니 예상보다 훨씬 적은 환급금이 나오는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민원 처리 현장에서 보면 이런 케이스에서 보험설계사가 “설계매니저가 그렇게 설계해줬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계약자와 최종 계약을 체결한 책임은 가입시킨 보험설계사에게 있습니다. 설계매니저는 보조 역할이었으므로 그 사람이 구성한 제안서가 어떻든 상관없이요.
보험계약자가 가입 전 확인해야 할 것들
좋은 보험설계사는 제안서를 읽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 상황에 맞게 설명해주는 사람입니다. 가입 전 이것들을 확인해보세요.
- 질문에 막힘 없이 답하는지 확인하세요.
“이 담보가 왜 필요한가요?”, “비슷한 상품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런 질문에 즉답이 나오면 상품을 이해하고 있는 겁니다. 머뭇거리거나 “확인해보겠습니다”가 반복되면 주의하세요.
- 내 상황을 충분히 물어보는지 확인하세요.
기존 보험 가입 내역, 직업, 건강 상태, 경제적 상황을 먼저 파악하지 않고 제안서부터 꺼내드는 설계사라면 맞춤 설계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설명이 이해되지 않으면 다시 물어보세요.
보험 용어가 어렵다는 핑계로 넘어가려 한다면 그 설계사는 본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신뢰는 전문성에서 나옵니다
보험은 사람을 믿고 가입하는 금융상품입니다.
물론 대형 GA들은 의무교육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고, 1200%룰과 분급제 도입으로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고객을 오래 관리하는 설계사가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업계의 방향은 분명히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화려한 제안서보다 중요한 건 그 내용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내 상황에 맞게 설명해줄 수 있느냐입니다.
설계매니저의 도움을 받더라도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고객 앞에 서는 보험설계사, 그런 설계사를 찾는 것이 좋은 보험 가입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