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옆에 앉은 AI | 보험설계사의 실력 차이와 불완전판매 위험성


보험 상담을 받을 때 보험설계사가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열고 뭔가를 조회하는 모습,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그 화면 안으로 이제는 AI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생성형 AI를 영업 현장에 본격 도입하고 있다는 기사도 속속 나오고 있네요. 고객 보장 분석부터 상담 화법 연습, 보험금 청구 서류 처리까지 AI가 지원하는 범위도 빠르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제는 구체적 숫자까지 나왔네요. 한화생명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AI 시스템을 활용한 보험설계사의 건강보험 월평균 판매실적이 미사용자보다 40%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즉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제 AI를 잘 다루는 설계사와 아닌 설계사 사이에 여러 의미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반증이겠죠.

그러나 대형 GA에 몸을 담고 있는 전 아직 그런 분위기까지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는에요.

사실 여러 AI 툴을 사용하는 보험설계사는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아직 보장분석이나 실제 상담 업무에 제대로 연결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한 경우가 많네요. 이건 연령대가 높은 설계사뿐 아니라 젊은 설계사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AI 도구는 다양하고 널리 퍼지고 있지만 실제 보험업 현장에서 어떻게 써야 할지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과도기인 셈입니다.


보험사들이 AI를 도입하는 진짜 이유


보험상품은 종류도 많고 특약 구성도 복잡합니다. 보험설계사의 숙련도에 따라 상담 품질 차이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인거죠. 경험 많은 베테랑 설계사는 고객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맞춤형 제안을 내놓지만, 신입이거나 연차가 짧은 설계사는 같은 조건에서도 훨씬 오랜 준비 시간이 필요합니다.

AI는 이 간극을 줄이는 도구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기사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회사와는 관계 없습니다)

한화생명의 AI STS는 고객 보험계약 정보를 바탕으로 부족한 보장을 찾아내고 상담 화법까지 제안한다고 하네요. 설계사가 상담 전 이 내용으로 반복 연습할 수 있고 대화 속도와 발음 정확도까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다. 예전에 선배 설계사나 지점장이 해주던 코칭 역할 일부를 AI가 대신하는 겁니다.

교보생명의 ‘보장분석 AI 서포터’는 고객의 기존 보험 가입 내역을 분석해 암·뇌·심장, 치매·간병 등 주요 항목별 보장 현황을 정리해 준다네요. 상담의 출발점을 ‘상품 판매’에서 ‘보장 진단’으로 바꾸는 역할인거죠.

삼성화재는 보험금 청구 서류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데이터를 추출하는 OCR 기술을 적용하고 있답니다. 심사 승인률이 70%대에서 90%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결과까지도 내놓고 있네요.



AI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구석구석까지 들어와 있으니 이건 두말 할 필요 없을 겁니다.

그러니 보장 분석, 상품 비교, 서류 정리처럼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일 겁니다.

하지만 보험 상담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닙니다. 고객의 상황을 이해하고 가족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 주고 여러 선택지 가운데 가장 적합한 방향을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AI가 제시한 보장 분석 초안을 받아서 고객 앞에 설명하는 건 결국 보험설계사의 몫입니다. 고객이 “이 보장이 왜 저에게 필요한가요?”라고 물었을 때 AI가 만들어준 문구를 그대로 읽는 것과 고객 상황을 이해하고 자기 언어로 설명하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보험업계에서도 AI가 설계사를 대체하기보다 AI를 잘 활용하는 설계사와 그렇지 않은 설계사의 격차가 벌어지는 방향으로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새로운 리스크도 생기고 있다


AI 도입이 확대될수록 새로운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 불완전판매 통제 문제입니다.

AI가 생성한 보장 분석 결과나 상담 문구를 설계사가 그대로 활용할 때 고객이 이를 보험사의 확정적인 추천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AI가 제시한 내용이 실제 약관이나 상품설명서와 다를 경우 분쟁이 생길 우려는 충분히 있습니다.

또 AI가 특정 상품 위주의 제안을 반복할 경우 편향된 영업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AI 도입 속도보다 통제 체계 마련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설계사가 AI가 생성한 문구를 어디까지 그대로 써도 되는지, 상담 이력을 어떻게 남길 것인지에 대한 내부 기준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도 당연한 것이 결국 계약 체결은 사람인 보험설계사가 하고 올텐데 이후 불완전판매 민원 등이 발생할 경우 “AI가 제공해 준 정보였다”는 사실만으로 불수용 처리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설명의무와 권유기록 의무를 고려하며 AI 활용에 대한 감독당국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보험계약자가 알아둘 것


AI가 보험 상담 현장에 들어오는 건 보험계약자 입장에서도 알아둬야 할 변화입니다.

상담 과정에서 설계사가 AI가 분석한 내용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그 내용을 보험설계사가 직접 이해하고 설명하는지 여부입니다. AI가 만들어준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며 읽어주는 수준인지, 그 내용을 소화해서 내 상황에 맞게 설명해주는지를 구별하는 눈이 필요합니다.

AI가 제안한 내용이라도 궁금한 점은 반드시 다시 물어보세요. “이 담보가 왜 저에게 필요한가요?”라는 질문에 보험설계사가 자기 언어로 답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상담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AI가 분석한 결과가 항상 옳은 건 아닙니다. 내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건 결국 나 자신입니다.

AI 시대에도 신뢰는 사람이 만든다

보험은 사람을 믿고 가입하는 금융상품입니다.

AI가 보장 분석을 해주고 화법을 제안해줘도 최종적으로 계약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건 보험설계사입니다.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이해하며 신뢰를 쌓는 역할은 AI가 대신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보험 영업은 AI와 사람이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는 시대로 바뀌어갈 겁니다.

현장에서 보면 아직은 적응 중인 과도기이지만 이 변화의 속도는 생각보다 빠를 거라 생각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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